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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의 테크&스톡] 가스요금 좌우하는 '보일-샤를의 법칙'... 들썩이는 스마트 계량기 시장

안태석 2021-11-15 조회수 589

[조은아의 테크&스톡] 가스요금 좌우하는 '보일-샤를의 법칙'... 들썩이는 스마트 계량기 시장

사람이 검침하는 기계식 계량기에서 '원격검침'하는 스마트 계량기로

가스요금 낮추는 '온압보정기' 더해진 스마트 계량기도 눈길

머니투데이방송 조은아 기자 입력 2021-11-15 08:12:01


세상을 바꾸는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K-테크'가 있습니다. '테크&스톡'에선 전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신기술을 

톺아보고 미래 성장성을 조망합니다. 한순간 뜨고 지는 '테마주'가 아닌, 미래를 기대하고 투자해볼만한 '가치주' 관점에서 기술의 의미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1987년 도입 이후 정체돼 있던 도시가스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도시가스 업계의 화두는 AMI인데요.

AMI는 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의 약자로 무선검침, 정밀계량, 가스누출 실시간 감지 서비스가 가능한 스마트계량기를 말합니다. 

오늘 테크&스톡에서는 일상을 혁신하는 '스마트 계량기'와 관련 기업들을 찾아보겠습니다.




■ 사람이 검침하는 기계식 계량기에서 '원격검침'하는 스마트 계량기로

현재 국내 도시가스 이용 가구 대부분은 저가형 기계식 계량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기계식 계량기는 통신 기능이 없어 사람이 직접

검침을하고 점검해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매달 사람이 직접 계량기로 확인하고, 종이에 써넣어야 하죠. 이는 번거로울 뿐 아니라 안전성도

떨어지고 정확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게다가 부피 단위로 사용량을 계량을 해 현재 열량 단위로 요금을 부과하는 산정방식과는 

동떨어져 사용량 집계 시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9년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서울, 경기, 강원, 대구, 광주 지역을 대상으로 22억 5,000만원 규모의 가스 AMI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11개 도시가스사를 비롯해 2개의 제조사, 무선통신사업자 2개사가 참여했습니다. 

연내 실증사업을 마무리한 후 AMI 구축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으로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만큼 업계의 기대감도 큽니다.


도시가스 시장을 혁신할 스마트 계량기는 검침원이 집집마다 방문하지 않아도 검침이 가능하며, 도시가스사에서 가스누출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차세대 계량기를 의미합니다.


기존의 계량기가 한달에 한번 수기 작성이었다면, 스마트 계량기는 시간당 1회 이상 검침하고 하루에 한번 데이터를 전송해 오차를 줄여줍니다. 

게다가 누출 알람 기능 등을 포함해 안전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계량기를 다기능계량기라고 부르는데요. 관련 제조업체로는 대성계전, 지텍산업, 피에스텍, 대한가스기기 등이 있습니다.


계량기 시장에서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는 '온압 보정'입니다.

도시가스사는 가스공사로부터 가스를 구매할 때 0℃, 1기압 상태에서의 부피로 측정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때는 상온, 상압 상태

에서의 부피로 계량하다보니 실제 온도와 압력에 따라 팽창한 부피변화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일정 온도에서 기체의 압력과 부피는 반비례한다는 

일의 법칙, 일정 압력에서 온도가 오를 때마다 증가한다는 샤를의 법칙에 따라 가스는 온도와 압력에 따라 팽창하기 때문이죠.


이는 실제로 내가 쓴 도시가스 사용량보다 더 많은 양을 썼다고 측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각에선 실제 사용량보다 5~7% 정도 더 많은 

요금을 내게 된다고 추정합니다.


도시가스사업법에서는 온도나 압력 차이로 발생하는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보정계수나 온압보정장치를 적용해 가스 사용량을 측정하고 요금을 

산정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문제는 그동안 온압보정기가 워낙 고가다보니 가정용으로는 설치가 어려워 주로 산업현장이나 업소에서 활용됐습니다.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1,900만 세대 중 온압보정기를 도입한 가구는 2,000~3,000세대에 불과했을 정도입니다.


이를 대신하기 위해 대부분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예스코 등 가스회사들은 2008년부터 온압보정계수를 도입해 보완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는 

실제 오차와 비교하면10분의 1수준에 불과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왔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아미고넷은 스마트 계량기에 온압보정기능을 더한 제품을 선보이며 제품 가격대를 낮췄습니다. 아미고넷은 오파스넷과 유클론이

합작한 조인트벤처로 아파트와 지자체를공략해 본격적으로 스마트 계량기 사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병철 아미고넷 대표는 "온압 보정장치는 업소용 판매가격이 대당 백만원대의 고가인데, 가정에선 1년 가스 요금이 100만원대에 불과하다보니 

가정용으로 도입이 어려웠다"며 "공급가격을 10만원 수준으로 낮추면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마트 계량기는 계량기 외에도 사용자별 이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위한 통신장비와 운영시스템, 보안 등의 기능이 더해지는

데요. 스마트 계량기의 또다른 포인트는 바로 통신입니다.


스마트 계량기의 원격검침과 데이터 전송 등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저전력 광역 네트워크 기술이 중요한데요. 국내에선 LoRa망과 NB-IoT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두 통신방식은 사물인터넷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해왔는데, 가스 AMI 시장에서도 각축전이 예상됩니다.


LoRa는 비면허 대역을 사용하는 기술로 저렴한 비용으로 네트워크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소량의 정보를 장거리로 전송할 때 

적합한 네트워크인데, 낮은 전송속도와 전송 패킷 사이즈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NB-IoT는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로 LTE 

에서 사용되는 주파수와 동일한 라이센스 주파수 대역을 사용합니다. LoRa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가격이 LoRA에 비해 비쌉니다.


SK텔레콤이 LoRa 방식에 주력하고 있고,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는 내세우고 있는데요. 현재 정부의 가스 AMI 실증사업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통신사업자로 참여했습니다.


보다 넓게 살펴보면, 통신용 반도체 업체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아이앤씨라는 이름으로 상장돼 있는 아이앤씨테크놀로지도 스마트 계량기 관련주로 

꼽아볼 수 있는데요. 아이앤씨는 국가 공공망 및 산업망 응용을 위한 'KCMVP 인증기반 엣지 디바이스용 커넥티비티 시스템온칩(SoC) 개발' 국책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보안, 통신, 센서 인터페이스를 융합한 원칩(One-Chip) SoC를 개발해 스마트 계량기 등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더디게 성장해온 가스 AMI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면 스마트계량기 관련주가 어떻게 약진할 지 주목됩니다.